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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이 많이 하는 말 중에 하나가 한국 사람들은 밥 사주고 산다고 하더라고요. 한국인에게 밥이란 쌀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나이가 들면서 이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되지만, 쌀이란 적어도 한국인에게는 영혼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런데 쌀은 대체 언제부터 우리가 먹게 된 것일까 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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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까지는 아니더라도 힌트 정도는 얻을 수 있는 곳이 가와노타네 박물관입니다. 천로 볍씨 박물관은 농업사 박물관입니다. 1991년 일산신도시 개발 시 발견된 강치종묘를 주제로 한반도에서의 벼농사와 농업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곳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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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지 볍씨 박물관은 북한산이 내려다보이는 원흥역 부근에 조용히 위치하고 있다. 경내에는 농업기술센터가 있어 푸른 하늘과 어우러진 도심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넓은 잔디밭이 눈과 마음을 달래주는 곳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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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안으로 들어서면 먼저 저승의 비주얼 모형이 첫 번째를 압도합니다. 이것이 바로 강의 실물을 수만배로 확대한 것입니다. 전시장 안에는 가와지(川治)의 실물과 발견 당시를 재현한 전시물이 있어 확인에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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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별씨는 1991년 일산신도시 개발 당시 야마토역 부근에서 발견된 5000년 전의 볍씨입니다. 발견된 마을 이름이 가와치무라라고 해서 ‘가와치 볍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합니다. ‘가와지’는 기와집이라는 말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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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병씨의 발견은 한반도의 농업역사를 새로 쓴 기념비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동안 강치벼 발견 전까지 한반도에서의 벼농사는 청동기시대에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가와치 종자의 발견으로 벼농사의 역사가 신석기 시대로까지 발전한 것입니다. 적어도 5000년 이상 전에 벼농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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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벼농사의 역사만 보면 청주에서 발굴된 솔로리의 볍씨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볍씨랍니다. 하지만 이는 자연적으로 퍼진 볍씨로 추정되는 반면 인위적으로 재배된 볍씨는 이곳 볍씨가 처음이라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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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쌀은 아열대 식물이기 때문에 막연히 벼농사도 남쪽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설이 수정이 된 것입니다. 천지벼의 발견으로 신석기시대 한강문화권을 중심으로 벼농사가 처음 이루어졌음을 증명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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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박물관 안에는 볍씨와 함께 발견된 출토품과 고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농업 관련 유물이 연대순으로 전시되어 있어 한국 농업사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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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천로병씨 다음으로 흥미로운 곳은 옛 농가를 재현한 공간이지만 요즘 아이들은 본 적도 없는 옛 시골 농가의 풍경을 그대로 볼 수 있어 향수를 조금 자극합니다. 우리 할머니 집도 이런 모습이었는데, 문득 옛날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보고 싶어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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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박물관 안에는 어린이를 위한 체험공간도 마련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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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밖에는 신석기시대 수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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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기구를 재현한 전시물도 호기심을 자극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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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서 재배되던 토종 벼를 복원해 심은 한반도 쌀 지도는 어른인 내가 봐도 신기하다고 한다. 천로 볍씨 이후 천오백여 종에 가까웠던 한국의 볍씨가 밑에는 거의 멸종상태라는 설명에서 아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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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일단 식량 증산이 최대 목표였던 만큼 수확이 많은 통일벼만 재배한 것도 이해가 간다는 게 더 아쉽다고 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과거의 실수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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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병씨와 천로병씨박물관은 단순히 농업사를 정리한 것에 그치지 않고 더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것은 한반도 문명의 기원에 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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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학교에서 역사를 배울 때 사냥과 채집생활을 했던 인류가 농경생활을 시작하면서 문명이 시작됐다고 배웠다. 식량사정이 안정되면서 인류의 관심이 생존에서 벗어나고 예술이 시작되고 철학이 생겨났으며 사회체제가 조직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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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발전 시스템이 그렇다면 한반도에서 최초로 벼농사가 시작된 것으로 비정된 강지벼종과 고양시는 적어도 현재로서는 한반도의 문명이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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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오늘도 우리집 식탁에는 밥이 올라와야겠죠. 지금까지 밥을 먹여준 신에게 감사하거나 농사를 지어준 농부들에게 감사한 적은 있어도 쌀밥 자체에 감사한 적은 없었지만 지금은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다고. 한국인은 밥을 먹는데 5천년을 지속합니다. 내 식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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